2008년 가을 그리고 감동적인 지리산 산행

아내가 진주에서 한나절 동안 볼일이 있어서 오늘(일요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서 진주에 데려다 주고 아이들과 함께 지리산에 중산리에 갔습니다. 계획상으로는 아내가 일을 마치는 시간에 맞추려고, 법계사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려고 했었습니다.

작년 가을을 떠올리자면 정상까지 왕복하는 데 족히 아홉시간을 생각하니, 까마득한 천황봉이 구만리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등산을 간간히 했더니 더욱 오르기 싫었습니다.

아내를 떼 놓고 오르니 그야말로 산행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산악회 어르신보다, 우리들이 더 날쌔게 법계사까지 올랐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 해발 1400미터에 있는 법계사에 오르니 슬슬 꾀가 나고 맥없이 왜 올라왔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이들한테 엄마가 기다릴 것이라는 핑계로 중도포기하고 내려가자고 했습니다. 여태까지 신들린 사람처럼 아이들을 끌고 다녔던 아빠 광팔이의 체면이 이미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웬걸!!
"얼마나 많이 올라왔는데 여기서 포기를 해요???"
"여기까지 왔는데 아깝잖아요?? 그냥 천왕봉까지 가요~"


나름대로 자포자기하고 신나게 내려가려고 했는데 아이들의 결사적인 말 한마디에 광팔이는 그만 숙연하게 아이들 의견을 따라서 세 번째 천왕봉에 올라갔다 왔습니다. 산을 타기 시작한지 4-5년만에 자그맣게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식구가 잘 하는 특기가 없으니 산타는 것이라도 최고의 수준이 아닌가 합니다. 녀석들은 나름대로 설악산, 지리산 4번, 한라산 3번이라는 기록갱신에 매우 만족하는 것 같았습니다.
(높은 산에 다녀온 다음날이면 친구들한테 어줍짢은 자랑거리가 되는 모양입니다)

아이들 마음이 천사같았는지, 천왕봉 도전 3번만에 맑고 화창한 정상 날씨를 보았습니다. 10평짜리 정상에 발 디딜 틈도 없는 곳에서 천하를 한번 훑어 내려다 보니 "아이들 덕분에 잘 왔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족과 함께라면 조건도 없이, 큰 짜증도 없이 묵묵하게 따라주었으니 아이들의 인생도 그렇게 커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따따와 오뚜띠 - 고맙다!!!

그리고 지리산 단풍 - 그리 많지 않지만 계곡 구석에 핀 모습을 보면 붓으로 그릴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피곤하지만 않다면 한동안 넋놓고선 구경이라도 했을텐데, 바로 그점이 등산의 단점입니다. ㅠㅠ

아래부터 주말 틈나는대로 찍은 사진을 모아보았습니다.

 

<< 10월 5일 대금산에서>>
대금산 억새밭은 10월 중순을 넘겨야 활짝 피어납니다. 올해는 여름이 길어서 10월 말에 가면 활짝 피었을 것입니다. 손쉽게 억새평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d0007.jpg

 

 

d0001.jpg

 

 

d0002.jpg

 

 

d0003.jpg

 

 

d0004.jpg

 

 

d0005.jpg

 

 

d0006.jpg

 

 

daekum007.jpg

 

 

daekum002.jpg

 

 

daekum003.jpg

 

 

daekum004.jpg

 

 

daekum006.jpg

 

 

jiri0002.jpg

 

 

jiri0003.jpg

 

 

jiri0004.jpg

 

 

jiri0005.jpg

 

 

jiri0006.jpg

 

 

jiri0007.jpg

 

 

jiri0008.jpg

 

 

jiri0009.jpg

 

 

jiri0010.jpg

 

 

jiri0001.jpg

 

 

 

 

 

  1. 5월 지리산 종주계획이 꽝 되다가 성공!!

    by 오광신 2009.04.14 0 Comments
  2. 전남 순천의 名山 조계산-선암사

    by 오광신 2009.04.04 0 Comments
  3. 2009년에도 대금산 진달래 습격사건?

    by 오광신 2009.04.04 0 Comments
  4. 탁이와 美의 사소한 에피소드

    by 오광신 2009.04.04 0 Comments
  5. 오뚜띠 보물 1호??

    by 오광신 2009.03.07 0 Comments
  6. 고향에 눈이 수북 내렸던 설날풍경

    by 오광신 2009.02.03 0 Comments
  7. 아빠표 영어 과외

    by 오광신 2009.02.02 0 Comments
  8. Just time killing in winter vacation??

    by 오광신 2009.02.02 0 Comments
  9. 나도 빅뱅 매니아???

    꾸준하게 술만 먹지 말고 (요즘 몸 부속품이 부실하던디...) 꾸준하게 산에만 올라타지 말고 (요즘 무릎도 아프던디...) 꾸준하게 책 읽고 (술 많이 먹어서 머리속이 비었다던디...) 꾸준하게  클래식감상으로 직장인 정신병을 치유하고 꾸준하게 노래방도 가서 악쓰며 노래도 불러보구 싶은데 식구들이 노래방 가자고 해도 안가네... 그래서 가끔씩 요즘 가수들 노래 좋아합니다. 신나는 노래 위주로 브라운아이드 걸즈, 에픽하이, 빅뱅 노래를 좋아하는데 광팔이는 빅뱅의 노래 대부분 좋아하네요...  음악듣기:   빅뱅 붉은 노을 - 가사 let's go yes'll we're back again with 이문세fresh collaboration 2008 it's bigbang그댄 아시나요 있잖아요지금 그대가 너무 그리워요고개 숙여 눈물 훔쳐요당신의 이름을 불러요꼭 이렇게 날 남겨두고 떠나가야만 했는지빅뱅  붉은노을너만 생각하면 머리 아퍼독하디 독한 술 같어빅뱅 붉은노을술 뿐이겠어 병이지매일 앓아 누워 몇 번인지 내일이면 또 잠깐 잊었다가또 모레쯤이면 생각나겠지만그래도 어떡해 아직 내 사랑 유효한데돌아올꺼라고 믿는데난 너만 기다리는데빅뱅 붉은노을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 뿐이야소리쳐 부르지만 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빅뱅 붉은노을  혹시 그대가 미안해한다면내 얼굴 보기 두렵다면girl 그런 걱정 하덜덜덜 마너라면 힘이 펄펄펄 나빅뱅 붉은노을보고 싶은 그대 얼굴 저 붉은 노을을닮아 더 슬퍼지는걸빅뱅 붉은노을oh baby baby 다 지나간 시간우리가 함께한 추억 잊진 말아줘요눈을 감아 소리 없이 날 불러준다면언제라도 달려 갈께요everyday everynight i need you빅뱅 붉은노을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 뿐이야소리쳐 부르지만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빅뱅 붉은노을아름다웠던 그대 모습을이젠 볼 순 없겠지만빅뱅 붉은노을후횐 없어 그저 바라볼 수 있게 붉게 타주오빅뱅 붉은노을Ah Ah Ah Ah빅뱅 붉은노을해가 뜨고 해가 지네 노을 빛에 슬퍼지네달이 뜨고 달이 지네세월 속에 나 또한 무뎌지네빅뱅 붉은노을해가 뜨고 해가 지네 노을 빛에 슬퍼지네달이 뜨고 달이 지네그대 기억 또한 무뎌지네빅뱅 붉은노을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 뿐이야소리쳐 부르지만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빅뱅 붉은노을난 너를 사랑해 이 세상은 너 뿐이야소리쳐 부르지만저 대답 없는 노을만 붉게 타는데빅뱅 붉은노을

    by 오광신 2009.01.14 0 Comments
  10. 산타기 가족에게도 안전원칙이 최우선 !!

    by 오광신 2009.01.11 0 Comments
  11. 댓글 한 줄 쓰는데 10분 !!

    by 오광신 2009.01.11 0 Comments
  12. 사량도 두번째 (옥녀봉을 줄타고 다시...)

    by 오광신 2009.01.04 0 Comments
  13. 천황봉 다녀왔으니 거제 왕조산(!!)

    by 오광신 2009.01.03 0 Comments
  14. 산행가족의 준비운동 - 망산 일주...

    by 오광신 2009.01.02 0 Comments
  15. 원없이 고구마를 캐고 삶아먹고...

    by 오광신 2008.11.25 0 Comments
  16. 생일 선물 쿠폰

    by 오광신 2008.11.09 0 Comments
  17. 2008년 가을 그리고 아이들과 감동적인 지리산 산행 (덕포, 대금산, 또 지리산)

      2008년 가을 그리고 감동적인 지리산 산행 아내가 진주에서 한나절 동안 볼일이 있어서 오늘(일요일) 아침 새벽에 일어나서 진주에 데려다 주고 아이들과 함께 지리산에 중산리에 갔습니다. 계획상으로는 아내가 일을 마치는 시간에 맞추려고, 법계사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려고 했었습니다. 작년 가을을 떠올리자면 정상까지 왕복하는 데 족히 아홉시간을 생각하니, 까마득한 천황봉이 구만리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등산을 간간히 했더니 더욱 오르기 싫었습니다. 아내를 떼 놓고 오르니 그야말로 산행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산악회 어르신보다, 우리들이 더 날쌔게 법계사까지 올랐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곳, 해발 1400미터에 있는 법계사에 오르니 슬슬 꾀가 나고 맥없이 왜 올라왔는지 궁금했습니다. 아이들한테 엄마가 기다릴 것이라는 핑계로 중도포기하고 내려가자고 했습니다. 여태까지 신들린 사람처럼 아이들을 끌고 다녔던 아빠 광팔이의 체면이 이미 사라진 것 같았습니다. 웬걸!! "얼마나 많이 올라왔는데 여기서 포기를 해요???" "여기까지 왔는데 아깝잖아요?? 그냥 천왕봉까지 가요~" 나름대로 자포자기하고 신나게 내려가려고 했는데 아이들의 결사적인 말 한마디에 광팔이는 그만 숙연하게 아이들 의견을 따라서 세 번째 천왕봉에 올라갔다 왔습니다. 산을 타기 시작한지 4-5년만에 자그맣게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식구가 잘 하는 특기가 없으니 산타는 것이라도 최고의 수준이 아닌가 합니다. 녀석들은 나름대로 설악산, 지리산 4번, 한라산 3번이라는 기록갱신에 매우 만족하는 것 같았습니다. (높은 산에 다녀온 다음날이면 친구들한테 어줍짢은 자랑거리가 되는 모양입니다) 아이들 마음이 천사같았는지, 천왕봉 도전 3번만에 맑고 화창한 정상 날씨를 보았습니다. 10평짜리 정상에 발 디딜 틈도 없는 곳에서 천하를 한번 훑어 내려다 보니 "아이들 덕분에 잘 왔구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족과 함께라면 조건도 없이, 큰 짜증도 없이 묵묵하게 따라주었으니 아이들의 인생도 그렇게 커가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따따와 오뚜띠 - 고맙다!!! 그리고 지리산 단풍 - 그리 많지 않지만 계곡 구석에 핀 모습을 보면 붓으로 그릴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피곤하지만 않다면 한동안 넋놓고선 구경이라도 했을텐데, 바로 그점이 등산의 단점입니다. ㅠㅠ 아래부터 주말 틈나는대로 찍은 사진을 모아보았습니다.   << 10월 5일 대금산에서>> 대금산 억새밭은 10월 중순을 넘겨야 활짝 피어납니다. 올해는 여름이 길어서 10월 말에 가면 활짝 피었을 것입니다. 손쉽게 억새평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by 오광신 2008.10.26 0 Comments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