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한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by오광신 2002.05.24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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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이한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떻게 여자친구를 사귀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아이들한테는 어른이 모르는 느낌같은 언어가 정말로 있는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는 탁이와 함께 선교원에 다니는 영인이라고 불리는 아이인데, 엄마끼리 가끔씩 만나기 때문에 친해졌는가 봅니다. 여자 영인이도 친구하면 탁이 밖에 없다고 합니다.  탁이도 친구 하면 영인이라고 소리칩니다. 암튼 둘이 짝짝궁이 잘 맞는가 봅니다. 아빠는 탁이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만, 서로 친구라고 사귀는 모습을 보니 웃깁니다.

맘에 드는 선교원 친구가 몇명 있는 모양인지 선교원에 놀러(?) 가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벌써 몇 달째 기침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좋다" 또는 "싫다"를 깨닫게 된 이후로, 밥도 조금 밖에 먹질 않습니다. 매일 엄마가 숟가락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아, 아빠는 매를 들고 밥을 강제로 먹게 하다가 탁이한테 당했습니다. 그나저나 탁이는 밥 생각이 없는데, 아빠가 억지로 먹으라고 무섭게 하였으니 탁이는 그만 점심 먹었던 것 마저 전부 토해내고 말았습니다. 아이한테 강압적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아빠는 비로소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기침도 떨어지지 않고, 밥도 잘 안먹어서 고민입니다.
  1. 엄마, 아빠 같이 먹자..

    탁이가 언제부턴가 맛있는 것을 보면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같이 먹자"라고 한다. 과자를 혼자 먹다가도 동생한테 "같이 먹자" 라고 하면서 동생의 입에 과자를 넣어준다. 그러면 동생 승미가 제비새끼처럼 입을 좌악 벌리면 탁이가 과자 한개를 입에 넣어준다. (표정만 상상해도 웃김) 벌써부터 선심쓰는 방법을 알았는지 마지막 한개가 남을 때까지 달라는 대로 다 퍼준다. 이것이 탁이한테 있는 버릇중에서 참으로 착한 버릇이다. 엄마와 아빠는 아이들이 올바른 버릇을 길러가고 있을때에 만족하고 흐뭇해 한다. 탁이처럼 올바른 습관이 계속 늘어날 때에 세상을 얼마나 아름답게 만들어 지겠는가 !! 아빠가 혼자서 뭔가 먹고 있으면 씨익 티없이 웃으면서 "아빠, 같이 먹자~?"라고 하면 같이 안먹을 수 있을까? 얼마나 기특한가. 나누는 기쁨 !! "같이 먹자!!" 착한 아이, 계속 착하게 커가길 바라며...........................

    by 오광신 2002.06.17 0 Comments
  2. 탁이한테 한약 먹이기

    탁이가 깊은 기침을 몇 달째 하고 있습니다. 기침소리가 마치 폐병 환자처럼 껄끄럽습니다. 수번씩 병원에서 처방을 받았지만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고만 할 뿐 대책은 없는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한가닥 희망을 갖고선 오늘 한약을 두첩 지었습니다. 어설프지만 한약을 달여서 탁이에게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새까만 한약을 보자마자 안먹는다고 딴청을 부립니다. 사탕과 껌을 한 웅큼 쥐고 꼬셔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슬그머니 와선 한모금 먹어봅니다.  한 모금 마셔보더니 역시나 생각대로 였다는 듯이 "다 먹었다" 고 하며 저쪽으로 가버립니다. 아빠가 큰 소리를 치면서 다 먹으라고 외쳤습니다. 결국 한 모금 더 먹더니 조금 토해내고 맙니다. 옆에 있는 먹순이(승미)에게 주었더니 뭔지도 모르고 낼름 마시고선 뱉어냅니다. (먹순이는 다릅니다.) 그러다가 탁이는 아빠와 엄마 눈치를 보더니 한모금씩 한모금씩 다 먹어 줍니다. 말 그대로 부모를 위하여 "먹어 줍니다" 아이의 그 모습을 보며 기특하기 그지 없습니다.   다 먹고선 싫은 기색없이 실실 웃어댑니다. 그리고 나선 총알같이 껌과 사탕을 챙기더니 동생도 주지 않고 혼자서 먹습니다. 어떻게 해서 얻은 껌인데 동생을 줄 수 있겠어요? 한약이든 양약이든 어떻게든 기침이 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by 오광신 2002.06.15 0 Comments
  3. 월드컵이 뭐예요?

    열을 잔뜩 올리며 월드컵 경기를 본다. 한국 vs 미국 시합이라서 회사에서 일을 일찍 마치고 돌아와서 맥주를 마시며 축구경기를 본다. 아이들 엄마는 차분하게 경기를 보고 아빠는 핏대를 올리며 가끔씩 상스런 욕을 하며 경기를 본다. 월드컵이면 뭐하랴 ! 아이들은 엄마 아빠가 미울 지경일 것이다. 승미는 오징어 다리 한개 달라고 울고불고 난리고, 탁이는 블럭쌓기에 열중이다. 아이들은 텔레비젼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어른들이 열 올리는 축구에는 눈길 하나도 안준다. 오로지 먹을 것과 놀것. 이것이 아이들이 보는 시각이다. (꼭 이렇게 열을 올려야 하는걸까?)

    by 오광신 2002.06.10 0 Comments
  4. 주말 스케치

    가끔씩 2주마다 연달아 이틀씩 집에서 쉰다. 바깥 바람을 쐬며 놀고 싶어도 여러가지 사정 때문에 대부분 집에 콕 박혀서 지낸다. 집에 있어야 할 사정이란 당연히 돈 때문... 주 5일 근무제를 반드시 해야겠지만 주5일 휴무제를 하면 한국에서 주말마다 괴로울 아빠들이 많겠다. 괴롭다고 할라치면 아이들의 엄마 따라갈 사람이 있겠냐만 아이들 엄마는 나보다는 아이들을 먼저 생각하는것이 몸에 베어 있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지낸다. 바깥에서만 줄곧 지내던 아빠에게 문제가 있는 것이다. 주말 아침에는 느즈막히 잠좀 더 청하려고 하면 강아지 두마리가 아빠 위에서 왔다리 갔다리 한다. 잠깐 꿈속에서도 강아지들이 왔다갔다 한다. 눈 뜨면 탁이는 불만 투성으로 하루 종일 투정부리고 승미는 하루에도 변을 두번씩 보면서도 뭘 더 먹고 싶은지 혓바닥으로 집구석을 끌며 다닌다. 두 녀석이 낮잠을 자긴 자는데 교대로 잔다. 두 녀석이 동시에 잠을 자긴 자는데 몇 분 안된다. 두 녀석이 잠을 자더라도 나는 특별히 할 것은 없다. 이것이 인생이고 이것이 광팔이네 가족이다. 세상 모든 사람들의 경우이다. 그래도 아이들이 있기에 행복하게 생각한다. 하루 종일 정신은 좀 피곤해도 아이들 웃음 한번 쳐다보면 세상 사는 맛을 느낀다.

    by 오광신 2002.06.09 0 Comments
  5. 예수님 사랑해요 !!!

    예수님 사랑해요!! 우리집 식구들은 공식적으로(?) 교회에 가지 않는다. 그러나 탁이 혼자만 다닌다. 선교원에... 가끔씩 유명한 절(寺)에 구경 다니지만 그렇다고 불교를 믿는다고 말할 수 없기에 기쁜 마음으로 탁이를 선교원에 보낸다. 보낸지 석달이 넘어가고 덕분에 집에서 배우는 것보다 언어표현을 많이 배워 온다. 신기하게도 가끔씩 가르쳐 주지도 않은 말을 한다. 며칠 전부터 발음이 정확하지 않지만 무슨 말을 한다. 대충 번역해보니깐 "예수님 사랑해요!"인것 같다. 그리고 어제 점심 먹을 때엔 기도하는 흉내를 낸다. 교회 선교원에선 교육의 목적인 "선교"를 잘하고 있다. 굳이 한글이든 영어든 상관없기에 잘 배워 온다는 결과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 다음에 배워올 것이 기대된다. 다른 아이들은 노래를 배워 와선 엄마한테 불러준다고 한다는데... (아이들에게 벌써부터 기대하면 안된다고 한다)

    by 오광신 2002.06.07 0 Comments
  6. 차가운 음식은 아이들에게 독약

    몇 개월째 승탁이와 승미가 기침을 달고 다닌다. 무식한 부모는 영문도 모른채 병원 문앞을 매주 몇 번씩 다닌다. 승탁이의 기침이 마치 폐병환자 기침처럼 심하게 내뱉고, 승미는 콧물을 줄줄 흘리며 심한 눈꼽을 흘리면서도 한시도 빠짐없이 먹을 것을 찾아 헤맨다. 병원에서 매번 다르게 처방을 하여도 기침이 없어지지 않으니 부모의 마음이 미어진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려는데, 탁이가 잠을 설쳐대며 기침을 한다. 아이의 기침소리에 부모 마음이 미어지는데 탁이는 그만 구토를 한다. 먹은 것이 없어서 구토를 해도 물 밖에 안나온다. 병은 주위 사람에게 떠들어야 한다고 했던가. 아이를 키우는 동료에게 물었더니, 아이들에게 찬음식을 절대로 먹이지 말라고 한다. 특히 아이스크림이나 차가운 요구르트를 절대 먹이지 말라고 한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어제 저녁에 아이스크림과 찬 물, 찬 요구르트를 두 아이에게 골고루 먹였었다. 여하튼 차가운 음식을 먹고 나면 한나절이 지나기 무섭게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리기 일쑤이다. 아이들 잘못이 아니라 무식한 부모의 응당한 대가였다.

    by 오광신 2002.06.03 0 Comments
  7. 승미의 첫 생일날에...

    by 오광신 2002.05.28 0 Comments
  8. 탁이한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탁이한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떻게 여자친구를 사귀었는지 무척 궁금합니다. 아이들한테는 어른이 모르는 느낌같은 언어가 정말로 있는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는 탁이와 함께 선교원에 다니는 영인이라고 불리는 아이인데, 엄마끼리 가끔씩 만나기 때문에 친해졌는가 봅니다. 여자 영인이도 친구하면 탁이 밖에 없다고 합니다.  탁이도 친구 하면 영인이라고 소리칩니다. 암튼 둘이 짝짝궁이 잘 맞는가 봅니다. 아빠는 탁이 여자친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만, 서로 친구라고 사귀는 모습을 보니 웃깁니다. 맘에 드는 선교원 친구가 몇명 있는 모양인지 선교원에 놀러(?) 가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하지만 벌써 몇 달째 기침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좋다" 또는 "싫다"를 깨닫게 된 이후로, 밥도 조금 밖에 먹질 않습니다. 매일 엄마가 숟가락 들고 아이를 따라다니는 모습이 보기에 좋지 않아, 아빠는 매를 들고 밥을 강제로 먹게 하다가 탁이한테 당했습니다. 그나저나 탁이는 밥 생각이 없는데, 아빠가 억지로 먹으라고 무섭게 하였으니 탁이는 그만 점심 먹었던 것 마저 전부 토해내고 말았습니다. 아이한테 강압적으로 하면 안된다는 것을 아빠는 비로소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기침도 떨어지지 않고, 밥도 잘 안먹어서 고민입니다.

    by 오광신 2002.05.24 0 Comments
  9. 스티커는 지겨워 (탁이버젼)

    저는 책을 너무 너무 좋아합니다. 사실은 책보다도 스티커 붙이기를 젤 좋아합니다. 그래서 서점에서 판매하는 스티커북을 전부 끝내버렸고, 그래도 너무너무 좋아서 두번씩이나 떼었습니다. 승미와 제가 요즘 기침 때문에 콜록콜록 하니깐 엄마가 오늘 병원에 가자고 하였습니다. 끔찍해서 가기 싫었습니다. 그런데 엄마가 병원에 가면 재밌는 스티커북을 사준다는 거였습니다. 병원이 무서웠지만 스티커북이 너무너무 좋아서 밖에 나갔습니다. 스티커북을 사자마자 집으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겨우 참고 기다렸다가 아빠와 함께 집에 들어오자 마자 스티커 북을 펼쳤습니다. 지난 번에 했던 것이라서 혼자서도 척척 다 붙일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스티커 붙이기 천재인것 같습니다) 정신없이 한 참이나 붙였습니다. 전에 했던 것이라서 그런지 절반쯤 붙였을 때쯤엔 싫증이 났습니다. 엄마가 옆에서 설명해 주면 더 재밌을텐데 혼자 하니깐 재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붙여 나가다가 그만두고 말았습니다. ============================================================= 오늘 드디어 승탁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스티커북에 싫증을 느꼈습니다. 생각해보면 웃음이 나옵니다. 족히 오만원어치 스티커북을 사줬을 겁니다. 한번 붙이면 끝나는 책인데.. 스티커북 하면 잠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고, 시장에서도 배를 깔고 엎어져서 사달라고 조르던 물건이었습니다. 탁이 엄마는 이제부터 가위로 오리는 책을 사줄 것이라고 합니다. 말솜씨는 수준 이하지만 탁이의 가위질 솜씨는 아빠보다도 잘한다고 합니다. 사각사각~ 아주 재빠르게 무우도 오려내고, 수박도 오려냅니다.

    by 오광신 2002.05.13 0 Comments
  10. 책을 좋아하는 아이가 되려면...

    탁이가 혼자서 그림책을 본다. 가까이 가보니 그림책을 거꾸로 보고 있다. 거꾸로 보면서도 혼자서 뭐라고 중얼거린다. 웃기는 장면이지만 기특하기만 하다. 그러다가 보고 싶은 책을 들고 엄마한테 가서 보여주며 읽어달라고 한다. 물론 탁이의 습관이 하루 아침에 이렇게 된 것이 아니다. 요즘 탁이는 매일 많은 시간을 책과 함께 보낸다. 엄마는 탁이와 함께 책 읽어 주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고 탁이는 엄마와 함께 책을 읽는 순간을 제일 즐거워 한다. 엄마는 책을 읽고 탁이는 생각을 하며 가끔은 말을 따라하며 종알종알 거린다. 보기 좋은 모습이다. 책 때문에 돈이 좀 들었다고 한다. 다른 엄마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나 아빠는 아이들 책값이 부담스럽다며 궁시렁거린다. 그런데도 모든 책들을 여러번 읽어주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매번 보는 책인데도 탁이는 넋을 잃고 몰두한다. 탁이 엄마는 아이에게 좋은 버릇을 만들어주기가 힘든데 탁이는 책을 좋아해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합니다. 탁이한테 장난감과 책 두가지를 놓고 저울질을 하면 책을 택합니다. 아직 글자도 모르고 책이 무언지도 잘 모르는데도... 오늘 밤에도 탁이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엄마가 읽어주는대로 혼자서 중얼중얼 합니다.

    by 오광신 2002.05.12 0 Comments
  11. 강아지 두마리

    주말 아침이다. 담배를 안피우니 아침에 살며시 눈이 떠진다. 눈을 뜨고 방안을 쳐다보면 그 풍경이 웃긴다. 아빠 강아지를 제외한 모든 강아지들이 이불을 걷어차고 이곳 저곳에 박혀서 나름대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엄마 강아지는 옆으로 누워 자고 승탁이 강아지는 윗목 맨바닥에 엎드려 자고 승미 강아지는 아빠 발밑에 깔려 자고 있다. 그 모습이 마치 여름철 강아지들이 퍼져 잠자는 형상이다. 녀석들이 엄마와 아빠를 닮아도 너무 닮았는지 벌써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한놈도 일어나지 않는다. 그나마 아빠가 일어나고 한참이 지난 후에 한 놈씩 차례로 일어난다. 첫번째로 승미가 눈을 뜨더니 엉금엉금 기어와 아빠 품안에 안긴다. 그 다음엔 승탁이가 눈을 개슴츠레 뜨고 떨떠름한 표정을 짓는다. 제일 마지막엔 엄마가 ... 주말의 우리 가족의 형편없는 모습이다.

    by 오광신 2002.05.11 0 Comments
  12. 인사 안한다고 아빠한테 두들겨 맞다

    아빠가 인사해 보라고 한다. 아빠가 자꾸만 귀찮은거 시켜서 이리 숨고 저리 숨었다. 아빠가 계속해서 부른다. 모른척하고 이리 빼고 저리 뺐다. 이번엔 아빠가 매를 들고 부른다. 안 때릴 줄 알고 붕붕차에서 이리 놀고 저리 놀았다. 그런데도 아빠가 계속해서 와보라고 한다. 신경도 안쓰고 싫다고 외쳐댔다. 아빠는 단념하지 않고 나를 부른다. 나도 아빠 만큼이나 고집을 피웠다. 얼마 있지 않아 아빠가 나를 불끈 들어 올린다. 발버둥을 쳐 봤지만 소용없다. 아빠가 힘이 세다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아빠가 나를 부등켜 들고선 안방으로 들어갔다. 아빠가 계속해서 뭐라고 말씀한다. 난 강압적으로 배우는게 싫어서 무조건 울어댔다. 걍 아무 생각없이 울어 댔다. 아빠가 매를 들고 볼기작을 세게 두대나 때린다. 아빠가 맞았어도 무지 아플 정도로 맞았다. 아빠가 느닷없이 앉았다 일어섰다를 시킨다. 군인도 아닌데 왜 이런 것을 시키는지 모르겠다. 아빠가 딴생각 할 틈을 주지 않는다. 앉았다 일어서기를 하다가 갑자기 인사를 시킨다. 헷갈렸지만 정신을 차려야 했다. 아무래도 아빠가 요번 기회에 인사를 똑바로 가르칠 모양이다. 마치 똥개 교육시키듯 나를 교육시킨다. 힘들다. 다리도 아프고 몸도 뻐근하다. 이럴 때 아빠가 군인보다 더 무섭다. 아빠한테서 정신교육을 받고 나서 엄마가 책을 읽어 주었다. 기분이 좋았다. 요즘들어서 엄마는 나한테 엄청나게 많은 책을 읽어 주신다. 너무너무 재밌다. 아빠는 엄마가 책을 너무 많이 산다고 난리다.

    by 오광신 2002.05.03 0 Comments
  13. 동생 머리깎는 이발사

    화창한 주말입니다. 우리 가족은 부산에 있는 외할머니댁을 거쳐서 아빠 친구의 결혼식에 다녀왔습니다. 아빠는 피곤해서 방에서 잡니다. 엄마는 거실 소파에서 잠이 들었습니다. 동생과 나 혼자만 있으려니 심심했습니다. 갑자기 어제 내가 억지로 머리깎던 게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동생을 보니 머리를 깎을 때가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엄마 아빠는 동생 머리를 기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내 가위가 옆에 있었고 엄마와 아빠는 주무시는 터라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동생 머리를 움켜 쥐었습니다. 동생은 무슨 일인지 몰라서 끙끙거리기만 합니다. 머리를 한 웅큼 싹뚝 잘라냈습니다. 잘라내는 재미가 끝내 주었습니다. 한참을 깎고 있으니 엄마가 깜작 놀라서 제 가위를 빼았았습니다. 그 다음 상황은 설명하지 않아도 아시겠지요 ? 많이 맞아서 아프지만 큰 경험이 되었습니다. 머리깎는 실력이 형편없었는지 동생 윗머리를 쥐가 뜯어먹은 것처럼 볼품 없어졌습니다. 동생이 불쌍하게 생각됩니다. 승미야 미안하다...!! ( 잠깐 사이에 둘째 녀석 머리가 엉망이 되었습니다.) ( 승미의 모습을 볼때마다 속이 상하고 불쌍해 보입니다 ) ( 어떻게 기른 머리인데....)

    by 오광신 2002.04.28 0 Comments
  14. 내 이름은 오따따 ?

    저는 제 이름을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제가 발음이 안좋고 말이 좀 늦어도 엄마나 아빠는 걱정하지만 심하게 하진 않습니다. 매일 선교원에선 친구나 형들이 저한테 뭐라고 부릅니다. 저도 따라해 보았습니다. "오 따따" 집에 와서 엄마한테 말했더니, "까까 (과자)"가 먹고 싶냐고 물어봅니다. 저는 정확히 말한 것 같은데 엄마는 한참뒤에 알아듣습니다. 기분 좋지 않지만 계속 배울 것입니다. 제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들으니 듣는 사람보다 말하는 제가 너무나 답답해 죽겠습니다. 제 말을 통역하는 엄마나 아빠가 없다면 큰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말을 배우기가 싫습니다.

    by 오광신 2002.04.26 0 Comments
  15. 소풍 간 탁이 ♬

    오늘(4/19) 탁이가 소풍을 갔습니다. 선교원에서 가끔씩 소풍을 가는데 요번엔 "옥포대첩기념관"이란 곳에 간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엄마는 김밥을 싸느라고 바쁩니다. 탁이는 김밥을 좋아하지 않기에 아마도 다른 아이가 먹을지 모르지만 김밥을 쌌습니다. 엄마는 김밥을 달랑 한 줄만 준비하기 뭐해서 동네에 탁이 친구 김밥도 함께 준비했습니다. 엄마와 아빠는 탁이가 선교원에 다니면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이 마냥 웃길 뿐입니다. 선교원에 다닌 이후로 제법 색다른 행동과 단어를 말하기도 합니다. 다른 아이보다 말을 제대로 못하니깐 학원에서 뭘 하고 왔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때문에 엄마와 아빠는 탁이가 무척 궁금하지만 추측만 할 뿐 아무것도 알 수 없습니다. 매일 매일 궁금하기만 할 뿐입니다. 눈탱이가 밤탱이가 되어 올 때면 상황을 알 수 없으니 차라리 다른 아이한테서 맞았길 바라고 있습니다. 혹시나 다른 아이를 때렸다면 탁이의 선교원 생활이 원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여하튼 오늘 소풍을 갔습니다. 다들 물가에 내 놓은 아이라서 그렇지만 한 편으로는 탁이가 기초적인 사회생활을 잘 해 나가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습니다.

    by 오광신 2002.04.19 0 Comments
  16. 승미, 드디어 걷다 !!

    by 오광신 2002.04.14 0 Comments
  17. 강아지 아빠, 그리고 말조심

    술을 마시고 밤 늦게 집에 들어가도 엄마와 아이들이 어울어져서 놀기에 한참이다. 그러다간 잠에 들려고 하면 웃기는 풍경이 벌어진다. 탁이는 손가락 빨면서 엄마나 아빠 팔을 붙잡고 10분 이상을 꼬집고 비벼대야만 잠이 들고, 작은 녀석 승미는 공처럼 방바닥을 뒹굴어 다닌다. 마치 물놀이 하듯이 여기저기 뒹굴어 다니는게 재미있는가 보다. 뒹글어 다니다간 혼자서 잠이 들어버린다. 그렇게 대충 구르다가 잠이 들고 아침이 훨씬 지나서야 아이들이 겨우 일어난다. 부모의 공통점이 늦잠 꾸러기란 것을 확인이라도 하듯이 녀석들이 매일 늦잠이다. 이런 아이들을 쳐바보면서 아빠는 회사에 출근한다. 그런 강아지들 모습을 보면서 가끔 강아지 애비같은 느낌을 받는다. 탁이가 말문을 트고 있다. 엇그제 까지 "이 녀석, 이 놈, 저 놈" 하며 나무랬는데, 어제는 탁이가 아빠한테 "이노~옴"하고 외쳐댄다. 신기하게도 다른 단어들 보다 좋지 않은 단어를 쉽게 배우는것 처럼 느껴진다. 조심해야 함돠.

    by 오광신 2002.04.11 0 Comments
  18. 승미의 지붕차 쟁탈기

    탁이의 보물 1호 초록색 지붕차. 탁이가 낮잠이라도 자거나 탁이가 선교원에 간 이후에는 지붕차의 주인이 바뀐다. 이제 겨우 일어서며 걷지도 못하는 녀석이 탁이 오빠가 자리를 비우면 자기 세상이 된다. 지붕차가 얼마나 타고 싶었었는지 지붕차가 자리가 비우자 마자 성큼성큼 기어가서는 한 동안이나 자동차에 눌러 앉아서 나올 줄 모른다. 그 동안 오빠의 눈치를 얼마나 봤었던가 !! 얼마나 타고싶었던 자동차인가 !! 그 감격의 표정이 승미의 얼굴에 씌여 있다. 늦게 태어난 녀석이지만 제 오빠를 알게 되었는지 눈치가 보통수준 이상이다.

    by 오광신 2002.04.09 0 Comments
  19. 엄마 빠빠이~ (탁이버젼)

    내가 선교원 가는 버스에 탈 때마다 징징거린다고 엄마 아빠가 아직도 저한테 놀려 먹고 있습니다.  그래도 제가 노력을 부쩍 한 탓에 요즘은 버스에 탈때 까진 울지 않고 잘 버텨왔습니다. 이상하게도 버스에 타고 난 이후 창가에서 멀어지는 엄마를 볼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파서 마구 울었었습니다. 몇 시간 뒤에 돌아올 것인데 왜 그리 헤어질 때마다 슬프게 느꼈는지 모르겠습니다. 동생도 있기 때문에 나는 동생보다 용감해야 하고, 동생도 보호해야 하고, 미래를 꾸려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저는 누구보다도 독립심이 강해야 한다고 아빠는 매일 외칩니다. 도대체 인생이 뭐길래 !! 요즘 따라 아빠는 내가 스스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아 보였고, 엄마도 제가 맘대로 하는 것에 대해서 가만히 놔두는 겁니다. 저는 그게 제 멋대로 하라는 것인줄 알고 맘대로 했다가 많이 맞기도 했습니다. 자율성의 기준이 어디까진지도 모르겠습니다. 뭘 스스로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구요.  제가 두 가지를 하면 한가지는 분명히 잘못을 하기 때문에 일단 저지르고 봅니다. 그리고 저지른 이후에는 엄마 아빠의 표정만 보면 됩니다. 꼭 이렇게 배워야 하는 제가 너무 슬프기도 합니다. 그런 첫 단계로써 오늘 선교원에 갈때엔 자신있게 엄마에게 빠이빠이를 외치고 갔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엄마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습니다. 사실은 선교원에 가면 친구들이 너무 재밌고, 선생님이 너무너무 잘 해준 답니다...키키키. ..

    by 오광신 2002.04.01 0 Comments
  20. 걸레가 되어버린 책들

    아이의 엄마들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면 특히 책에 있어서는 부담없이 구입하여 집안 구석 구석에 진열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아이에게 좋다고 생각하여 구입하게 되고, 값 비싸게 구입했으니 함부로 방치해 둘 수 없는 환경에서 아이를 교육시킨다. 어떤 경우에는 너무 비싼 책이라서 아이 조차도 함부로 만질 수 없게 되어 버린다. 그런 점에서, 탁이는 부담없이 자란 탓에 책에 대한 욕심이 강하다. 탁이 녀석이 책을 찢든 말든, 맘 놓고 가지고 놀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집안에는 온통 책과 비디오 테이프 쓰레기장이 되었다. 너덜너덜하지 않은 책이 없고, 라벨이 떨어진 테이프들................ 시장만 나가면 책 사달라고 엄마한테 난리 굿을 펼치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 녀석이 심심하면 동화책 꺼내다가 읽어달라고 조른다. 특히 아빠의 책들은 탁이의 가위질 연습용으로 요긴하게 쓰이고 수많은 비디오 테잎들은 가끔씩 블럭 쌓기 소재로 쓰이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은 편이다. 탁이 아빠가 술먹기를 좋아해서 책을 구입할 돈도 별로 없고, 본래 쫀쫀해서 책도 그다지 많이 사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주부는 아이들이 쓰던 교재 셋트를 내다 팔기까지 하는데 탁이가 쓰던 물건을 다른 사람에 주었다간 욕먹기 일쑤이다. 어차피 이렇게 된 바에야 승미까지 놀구선 아깝지만 쓰레기 통으로 반납해야 할 형국이다. 하여튼 눈만 뜨면 책과 쓰레기로 끔직한 집안살림이 시작한다.

    by 오광신 2002.03.30 0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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